글 수 350
하버드 대학교수이자 작가였던 헨리 나우웬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정신지체 장애인 공동체인 라르쉬에 들어갔다. 그는 라르쉬에서 치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그 정신 지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유가 아니라 보살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보살핌은 같이 울어주고, 같이 느끼고, 같이 아파하는 것이다. 단순히 같이 있어주는 것이다. 사실 변화가능성이 없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보살핌 외에는 없다. 변화되지 않아도 같이 있어주겠다는 자세가 보살핌의 자세이다. 우리에게는 누구를 변화시킬 능력이 없다. 단순히 같이 아파하고, 같이 있어주면 된다. 내가 할 수 없으니 기도가 나온다. 내가 변화시킬 수 없으니 단순히 아픔을 나누게 된다. 내게 능력이 없으니, 하나님이 변화시킬 것을 기다린다.
인생을 살다보면, 피곤하고 지칠 때가 있다. 그때 나를 변화시키려고 오는 사람, 나를 치유시키려고 오는 사람은 피곤하다. 단순히 나와 함께 이야기하고, 나와 함께 있어주고, 나를 보살펴 주는 사람이 좋다. 이런 보살핌의 사람을 만나면 오히려 치유가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