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50
달님이 말했습니다
"네 나이 땐 누구나 그렇게 황홀한 아픔도 같이 자라곤 한단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뭘 그렇게 엄살을 떨고 그러니?"
=엄살이 아녜요. 전 정말 가슴이 쓰리고 아파 내 몸의 진액이 다 빠져 나가는 것 같은걸요=
"으응, 그럼 혹시 모래알 같은 걸 삼키지 않았니?"
=그러고 보니 그 소녀를 마지막으로 본 날인가 봐요.
그 소녀가 바위 위에 앉아 하얀 모래알을 던지고 있었어요.
난 소녀가 내게 주는 선물인 줄 알고 가슴 깊숙이 삼킨 적이 있었어요.
소녀는 걸핏하면 모래나 열매들을 따서 바닷속 친구들에게 던져 주곤 했거든요=
"그럼 그렇지. 걱정 마. 네 아픔은 병이 아니니까......
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보배를 가질 거야."
=보배라뇨?=
"네가 삼킨 모래알이 움직일 때마다
네 몸을 쥐어짜는 진액을 덧입고
진주가 되느라고 그렇게 괴로운 거야."
=진주요? 아, 내가 진주를 가지게 된다구요? 그렇게만
된다면 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주로 키우겠어요=
***********************
가리비는 모래알 하나를 머금고 그것을 진주로 키워내기위해
몸을 쥐어짜는 아픔을 견뎌내고,
그런 과정속에서
결국
그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찬란한 진주를 만들어 냅니다.
그과정 속에서 많은 조개들이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썩어 없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픔을 견뎌낸 조개만이
진주를 얻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난을 딛고 얻게되는 조개의 진주를
"조개의 눈물"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