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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조천 초등하교 6학년생인 안현숙 양이 쓴 시가 전국 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아빠>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다섯 여섯 살 적엔가
처음 알았다
아빠가 말을 못하신다는 것을
어디엔가 갈 때면
초라한 츄리닝을 입고
한 마디 말도 못하시는 아빠가
정말 싫었다.
그런데……
내가 손을 크게 다쳤을 때
정신없이 츄리닝을 입고
나를 등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신 아빠
말은 못하고
아빠 등 뒤에서
엉엉 울어 버렸다."
이제 이 아이에게 아빠가 말을 못한다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지켜줄 아빠가 계시다는 것이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런 아빠를 사랑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이것을 겨우 초등학교 6학년 때에 깨달았으니 얼마나 지혜로운 소녀입니까? 그런데 이 작은 것 하나도 나이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