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하늘 영광 다 버리시고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가장 낮은 곳, 냄새나는 마굿간에 오셨는데 우리는 그분을 경배한다고 하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지요? 우리가 무엇을 드릴 때 주님은 가장 기뻐하실까요? 우리가 어떻게 동방 박사들처럼 예수님께 우리 자신을 드릴 수 있을까요? 여기에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 가장 멋진 예물을 드려 헌신한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네 번째 동방 박사입니다. 물론 가공의 인물입니다.
유명한 설교가이자 찬송가 작시자이며, 프린스턴대학교의 문학 교수였던 헨리 밴 다이크라는 분이 쓴 [네 번째 동방박사(The Story of the Fourth Wise Man)]라는 책이 있습니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전설을 기초로 해서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페르시아에 별을 함께 연구하던 친구들 알타반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별을 연구하다가 문득 광명한 한 별이 나타남을 보고 메시아의 탄생임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일단 헤어져서 여행을 준비하고, 왕께 드릴 예물을 준비해서 함께 경배하러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알타반이 왕께 드릴 예물인 청옥과 루비와 진주를 준비해서 약속 장소로 가고 있는데 종려나무 아래 쓰러져 있는 환자를 만났습니다. 그는 강도를 만나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사경을 헤메고 있었습니다. 알타반은 약속이 급했지만 그냥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을 발라주고, 가지고 있던 빵과 약을 모두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약속 장소에 왔을 때 이미 세 명의 친구는 떠나고 없었습니다. 베들레헴에 도착해 보니 아기 예수님은 헤롯을 피해 애굽으로 떠난 뒤였습니다. 허탈감에 빠져있는데 갑작스런 말발굽 소리와 비명소리 그리고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급히 달려가 보니 한 여인이 젖먹이를 가슴에 안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헤롯의 군인들이 어린 아이에게 칼을 겨누고 찌르려고 하는 중이었습니다. 알타반은 황급히 왕께 드리려 준비한 청옥을 꺼내 군인에게 주며 아이를 살려 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그는 아기를 구했지만, 왕께 드리려던 한 가지 예물을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알타반은 다시 아기 예수님을 찾아 애굽으로 달려갔습니다.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던 그는 여러명의 불쌍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절망 가운데 살고 있는 그들을 돕기 위해 또 하나의 예물인 루비를 팔고 말았습니다. 그것을 빈민촌의 사람들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예수님께서 다시 유대 나라로 돌아갔음을 알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이미 3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보물인 진주만은 꼭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만은 왕에게 드려야 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타반은 다시 예루살렘에 돌아와 왕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왕이신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신없이 골고다 언덕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 한 소녀가 채찍에 맞으며 노예로 끌려가는 비명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왕께 바치려던 또 하나의 예물인 진주를 주고 그 소녀를 구했습니다.
왕께 드릴 예물을 다 써 버린 알타반은 예수님의 처형과 함께 지진이 일어나자 무너져 내린 집 더미에 깔려 죽게 됩니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구나 안타까움 속에 죽어 가는 알타반에게 어디선가 은은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알타반이 대답했습니다. "주님, 제가 언제 굶주린 당신에게 먹을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목마른 당신에게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제가 언제 벌거벗은 당신에게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제가 언제 감옥에 갇힌 당신에게 찾아갔습니까? 저는 30여년 동안 당신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얼굴을 본적도 없으며, 섬겨 드린 적도 없습니다. 나의 왕이시여!"
알타반이 말을 멈추자 하늘에서 다시 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 알타반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를 위해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는 주님의 음성이, 그가 그토록 뵙기를 윈했던 주님의 음성이 그에게 들려왔습니다. 죽어가는 알타반의 얼굴 위로 놀람과 기쁨의 광채가 잔잔히 떠올랐습니다.
네 번째 동방 박사 알타반, 그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만나려고 먼 길을 찾아 헤맸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느 곳이든, 어느 순간이든지 주님의 사역을 대신해서 수행했습니다. 그는 주님을 대신해서 부상당한 자에게 모든 것을 주었으며, 예수님 때문에 죽임당할 뻔 했던 어린 아이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노예로 팔려가는 불쌍한 소녀를 위해 마지막 보물을 쓰면서 이 땅에서 자신의 사명을 다했습니다. 그는 왕께 드릴 모든 예물을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내어줌으로써 마침내 왕을 만났습니다.